에끼 더러운것들

[에끼 더러운 것들]



김남주



이아무개는
(나는 그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겠다 내 입이 더러워질 테니까)
을사오적 중의 하나다 
그는 왜놈들한테 나라를 팔아넘기고
집에 와서 자랑했다 자기 마누라와 자식들에게
누구누구는 나라값으로 천 냥을 불렀는데
자기는 만냥을 불렀다고

누구누구는 그래서 의정서에 도장을 찍을 때도
부들부들 손가락이 떨렸는데
자기는 그렇지 않았다고
떳떳했다고

부엌에서 식칼로 명태의 배를 째고 있던 그 집 식모가
이 소리를 듣고 분을 이기지 못했다
그녀는 식칼을거머쥐고 소리가 나는 쪽으로 다가가서
방문을 열어젖히고 외쳤다

"에끼 더러운 것들!"

그녀는 칼에 침을 뱉고 그것을 역적의 방으로 내던졌다
그리고 그 길로 그녀는 그 집을 뛰쳐나와 네거리에 서서 또 외쳤다

"동네방네 사람들 내 말 좀 들어보소 양반들이 나라를 팔아먹었다네!"


양반들은 가진 것이 많고 배운 것이 많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세상에 걱정거리란 게 없었다
아침저녁으로 그들의 밥상에 오르는 것은
한결같이 나라사랑이고 백성사랑이었다
그들은 하루도 나라걱정 입에 올리지 않으면
배가 부르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들은 하루도 백성사랑 입에 올리지 않으면
잠이 오지 않는 사람이었다




김남주 시집 [조국은 하나다]에서 발췌''

거의 예언자적인 시 아닙니까.....



by 골판지 | 2008/07/09 12:42 | 시사만화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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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procol at 2008/07/09 13:33
국민보다는 자기 이익 추구에 열심인 위정자들이 예전부터 보여준 공통적 패턴이군요.
Commented at 2008/07/10 13:4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골판지 at 2008/07/11 12:42
아시고 싶은 부분을 sadoarmy@hanmail.net 으로 메일 보네주세용~~
Commented by 아큐라 at 2008/07/16 10:46
아직 결정된 건 없고요. 그냥 시사만화만 하시는 건지 약간 다른 성격의 작업도 하시는지 궁금해서요. ^^;;
Commented by 골판지 at 2008/07/16 17:45
네에~ 출판물 삽화 경험있구요...겜 배경디자인 일러스트 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아큐라 at 2008/07/17 23:57
아 그러시군요. 시사만화와 게임 일러스트``` 달라도 너무 다른 세계같네요. 여하간 골판지님 펜 느낌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개인적으로 사사라도 받고 싶네요. 제가 워낙 펜화를 좋아해서요. ^^

먼저 비공개로 말씀드린 건 8월 말에 탈고한 다음에 진행될 부분인데 문득 골판지님 그림보다가 떠올라서 운을 떼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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